안녕하세요, 원불교 베트남 호치민교당입니다.
베트남 호치민교당에 다니시는 유달마(유종만) 교도님의 칼럼이 원불교신문에 실려서, 해당 내용을 공유해 드립니다.

달마가 베트남으로 간 까닭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말은 내 삶의 가르침이자 나침반이다.
오래전 성자들이 머물던 시대와 산업혁명 이후의 시대는 물질문명 면에서 전혀 다르다. 이처럼 물질이 급격히 변모하던 산업화 시기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신 분이 바로 소태산 대종사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하나의 물음을 품고 살아왔다. 물질문명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혜택은 분명 컸지만, 동시에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여러 부작용도 함께 초래했다. 과학만으로는 이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답을 찾아 방황했다. 그러던 중, 뜻밖에도 원불교를 만났다.
호치민교당에서 처음 법회를 접했을 때, 삼학(三學)의 가르침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사배의 끝난 순간 눈앞에 법명이 환히 아로새겨졌다. 그 순간, 어찌 웃지나. 울컥, 다짐은 마음속 울림의 또렷이 들렸다.


하나의 물음에서 시작된 길
오랫동안 나는 스스로를 무신론자로 여겨왔다. 원기 100년(2015)부터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3차원 미니장기(臟器) 오가노이드 연구에 몰두했다. 원기 104년(2019)에는 그 연구를 바탕으로 바이오텍 기업 ‘오가노이드사이언스’를 설립했고, 원기 108년(2023)에는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에 현지 법인 ‘VOS Discovery’를 세웠다.
그런 가운데, 원기 109년(2024) 박성태 원광대학교 총장과의 베트남 업무 협력을 계기로 원불교를 알게 됐다. 그때부터 원불교가 자꾸 떠올랐다. 자연스레 호치민교당을 찾았고, 신앙의 길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의료기술을 개발하느라 늘 나아 있던 고민, 즉 물질문명이 초래하는 불균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물음은 이후 원불교의 교리 속에서 하나씩 풀려나갔다. 불안에서 비롯된 정신수양의 결핍, 이해의 부족, 그리고 삶의 불협화음 등 모든 문제의 근원은 정신과 물질의 조화 부족임을 깨달았다. 이후부터는 물질과 정신이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실천의 목표로 삼게 됐다.
삼학으로 다스린 삶과 기업
변화는 생활 속에서도 분명히 나타났다. 한때 90kg에 육박했던 몸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몸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인생을 바로 세울 수 있을까?”
이후 삼학의 원리에 따라 몸과 마음, 습관을 하나하나 조정해 나갔다. 그 결과 나는 2년에 걸쳐 25kg 이상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을 ‘삼학을 통한 몸의 수행’이라 부른다. 삼학은 일상뿐 아니라 사업 철학에도 깊이 뿌리내렸다. 인간이 가진 ‘에너지 상태’는 각자의 업(業)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성인의 가르침은 그 에너지를 맑게 정화하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질문명은 자칫 정신문명을 압도할 수도 있지만, 잘 다루면 그 힘을 반응 촉진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두 문명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행복’이라는 삶의 생성물에 도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확신은 기업 운영의 철학적 기반이 됐다. 나는 의료기술로 표현한 물질의 진보가 사람들의 ‘활성화 에너지’ 를 낮춰주고, 그 에너지를 통해 쉽게 행복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기업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교화를 삶으로 그리는 세계화의 길
원불교를 통한 신앙은 나에게 선을 실천하는 분명하고 현실적인 길을 열어줬다. 베트남에서 원불교를 만난 후, 교리의 깊은 뜻을 생활 속에서 하나하나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교도들과의 따뜻한 만남, 교무님들의 진심어린 법문은 신앙이란 먼 하늘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나는 베트남이라는 다문화 사회에서 원불교가 자연스럽게 뿌리내리고, 많은 이에게 풍요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교법을 말로 전하기보다 삶으로 증명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교화라는 믿음은, 베트남 현지 이웃들에게도 서서히 울림을 주고 있다. 앞으로 베트남이 원불교 세계화의 핵심 거점이 되기를 기도하며, 이 땅에서 더욱 활발한 교화와 실천을 함께 이어갈 계획이다. 그렇게 그려나갈 매래는 단순한 개인의 이상을 넘어, 원불교가 제시하는 공동의 비전일 것이다. 그 길 위해 작은 힘일지언정 기꺼이 보태겠다는 다짐을 품고 걸어가고 있다.
한편, 매년 개최하는 오가노이드 디벨로퍼 컨퍼런스를 통해 오가노이드 기술의 발전과 과학 예술의 융합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올해는 6월 13일~14일 서울 마곡 코엑스에서 행사를 열 예정이며, 이번 행사에서는 이도하 교무(한국예술종합학교)가 제작을 두운 교리 기반 애니메이션도 함께 상영될 계획이다. 아마도 과학과 신앙이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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