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장성문 객원기자
베트남인 진강남 교도가 경종을 치며 개식을 알린다. 법회에 참석한 이는 10여 명.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함께한다. 이제 이러한 일요법회는 이들에게 편안한 일상이다. 다같이 법회를 보고, 정리하고 공양을 하고 수다를 푼다. 원불교 법 아래 모두가 한가족이 된 이곳은 베트남 호치민교당(교무 한진경). 고이 고이 심은 씨앗이 6년 만에 베트남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활짝 핀 곳이다.
젊고 활기찬 도시
베트남 제2도시 호치민은 그 햇살만큼 활기찬 도시다. 평균연령이 36세일 정도로 젊은 국가 베트남 중에서도 호치민은 경제 중심지로 동남아를 대표하는 도시다. 특히 베트남은 대승불교와 유교가 정서적 바탕을 이루고 있어 교단 차원에서도 동남아 교화의 요충지로 삼았을 정도다. 이러한 호치민에 원불교의 씨앗이 심어진 것은 원기 101년(2016). 국제부의 해외교화 공모에 한진경 교무가 자원하며 호치민행 비행기를 탄 것이다.
달랑 숙소를 3일 예약한 상태로 호치민에 도착한 한 교무. 진리가 그를 도운 것일까? 첫 하숙집 주인은 지금 호치민교당 최고 공덕주 중 한 명인 범준비 교도. 현지인인 그는 두 아들에게 세계를 간접 경험 시키고싶어 하숙을 시작했다. 범 가족들은 평범치 않은 새 가족을 만나 선(禪)을 하고 마음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 교무는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어렵게 연이 닿은 교포 교도들과 범준비 가족 등의 도움으로 1년 반 만에 아파트를 임대해 호치민 최초의 교당 호치민개척교당을 세울 수 있었다. 또한 호치민 내 명문 대학인 호치민인문사회대학과 호치민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에서 강의를 맡아 1학년 150명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교당으로 초대하며 원불교를 전했다. 하나하나 끝없는 치열한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허허벌판 속에 가능성의 씨앗을 뿌린 기간이다.
6월 19일, 3년 만의 봉불식
호치민개척교당 아파트 계약이 만료된 원기 103년(2018) 말, 호치민교당은 겹경사를 맞았다. 새 아파트를 물색해 들어갔고 원기 104년(2019) 3월에는 3년간의 개척교화 실적을 인정받아 정식 설립인가를 받았다. 여기에 12월에는 창립주 강남교당 양타원 정지인 교도의 희사로 월세에서 자가 건물을 소유하게 됐다.
하지만 갑작스런 코로나19 여파로 교당 활동이 멈췄다. 그렇게 3년간 숨을 고른 호치민교당은 올해 활동을 재개해 6월 19일 봉불식을 개최한다. 현재 호치민교당은 일요일 일반법회와 어린이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범준비 교도의 작은 아들이자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부교무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인 진강남 교도는 “장래희망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인데, 교무가 되면 좋은 사람이 되어 희망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범준비 교도 또한 “한 교무가 손님으로 오면서 원불교는 우리 삶에 우연히 들어왔다”며 “사은을 알고 그 은혜에 보은하는 것이 우리 가족 삶의 원칙이 됐다”는 인연을 전했다.
공간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의 목표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고 하는 한 교무. 특히 외국인의 종교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합법적인 교화를 위해 본토인 출가자 양성은 장기적인 목표다.
그는 “베트남은 한국과 정서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은 만큼 교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후배 교무님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하노이·호치민에 이어 제3, 4의 베트남 교당이 나오기를 희망한다”며 “봉불식이 진행되기까지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호치민 개척교화를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한 교무. 그야말로 맨땅에 시작한 호치민 교화가 진리의 따사로움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큰 꽃봉오리를 맺고 있다.
출처 : 월간원광(http://www.m-wonkwa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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